수필 : 효자 피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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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과 수필산책





수필 : 효자 피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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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 피고인

 

내가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형사단독판사를 할때의 일입니다.

피고인은 일용노동자이고 사기전과가 있어 집행유예기간 중이었는데, 그 기간중에 또 사기범행을 저질러서 불구속상태에서 재판받고 있었습니다.

그는 그닥 큰죄를 저지른것은 아니나 집행유예기간 중에 죄를 저질렀고, 그 기간이 도과되지도 않았으므로 법률상 집행유예결격자에 해당되어 재판날 당연히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그는 종전에 받은 형의 집행유예도 실효되어 두개 징역형을 살아야 되었습니다.

판결이 선고되고 피고인은 법정구속이 되어 법정을 나가면서,  구속되면 어머니를 돌볼 사람이 없는데 라는 말을 남기면서 교도관을 따라 나갔습니다.

 

재판을 마치고 사무실에 돌아온 나는  피고인이 법정구속되어 나가면서 한말이 계속 귓전에 남아 있었습니다.

형사기록에 피고인은 그의 노모와 둘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피고인 거주지 관할 파출소에 연락하여 피고인의 집에 찾아가 형편을 한번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경찰이 그집에 가서 알아본 바로는, 피고인이 주인집과는 별채 방에서 치매 걸린 노모와 살고있고, 주인집과 떨어져있어 집주인도 피고인 집의 사정을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피고인은 매일 일용으로 일하러 나갈 때는 치매 노모때문에 방문을 걸어 잠그고 나가고 돌아와서는 노모의 몸도 씻어주고, 효자라는 말도 들었다는 것입니다.

또, 돌볼 사람이 없는 이런 경우를 알게 되면, 구청에서 노모를 보호시설로 보내게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음날 나는 피고인을 직권보석 조치를 하고 반드시 항소하여 항소심에서 다시 재판을 받으라고 말해주었습니다. 항소 후 몇달이 지나면 집행유예기간이 도과하게되고 그때에 가서는 피고인에 대해 이번의 잘못에 대해서도 또 집행유예선고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날밤 피고인은 석방되어 치매 상태의 노모를 다시 보살폈을 것입니다.

 

그때만해도 세상은 평화스러웠고 판사는 사람들로부터 존경도 받았는데, 지금 세상은 많이 달라졌고 판사에 대한 평가도 예전과 너무 달라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다시 세상에 평화가 오고 법원도 신뢰를 회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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